안녕하세요, 여러분! 혹시 동물원에 가서 거대한 악어를 보며 ‘저 날카로운 이빨은 어떻게 관리할까?’ 궁금해 본 적 없으신가요? 사람은 충치라도 생기면 바로 치과에 달려가야 하지만, 악어는 평생 치과 문턱 한번 넘을 일 없이 건강한(?) 이빨을 유지합니다. 심지어 평생 동안 갈아치우는 이빨의 수가 무려 2,000개에서 3,000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악어가 치과의사 없이도 완벽한 구강 상태를 자랑하는 비밀을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상상만 해도 어마어마한 악어의 치아 관리 시스템,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1. 무한 리필 이빨의 비밀, ‘치아판(Dental Lamina)’
악어가 평생 수천 개의 이빨을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치아판(dental lamina)’ 또는 ‘라미나(lamina)’라고 불리는 특별한 조직 덕분입니다. 이 치아판은 잇몸 속에 숨겨진 얇은 세포 조직층인데요, 마치 이빨 공장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이빨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사람도 어린 시절, 영구치가 날 때 이 치아판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해요. 하지만 영구치가 모두 자라나면 그 기능이 멈춰버리죠. 만약 이때 치아판이 계속 작동한다면 우리도 빠진 이빨이 다시 자라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의 치아판은 영구치 생성 후에는 퇴화합니다.
반면, 악어의 치아판은 평생 동안 쉬지 않고 일합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기존 이빨 아래에는 항상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작은 교체용 이빨과 치아 줄기세포가 가득한 치아판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빨 하나가 부러지거나 빠져도 걱정 없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이빨이 쑥! 하고 자라나오니까요. 이런 능력 덕분에 악어는 먹이를 사냥하다 이빨이 손상되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구분 | 사람 | 악어 |
---|---|---|
치아판 | 영유아기 영구치 발생 시 활발, 이후 기능 정지 | 평생 기능 유지, 지속적인 이빨 재생 |
이빨 교체 | 유치에서 영구치로 1회 교체 (이치상성) | 평생 약 2,000~3,000개 교체 (다치상성) |
특징 | 한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 어려움 | 손상되거나 빠지면 즉시 새로운 이빨로 대체 가능 |
2. 씹는 용도? 아니죠! 붙잡고 고정하는 ‘원뿔형 이빨’
“그렇게 이빨이 자주 빠지고 새로 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악어 이빨의 구조와 기능을 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사람의 어금니처럼 음식을 잘게 부수고 씹는 기능이 발달한 것과 달리, 악어의 이빨은 주로 먹잇감을 ‘붙잡고 고정하는’ 데 특화된 원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빨 자체는 먹이를 정교하게 자르거나 씹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요. 그래서 악어는 먹잇감을 붙잡아 강한 힘으로 제압한 후, 큰 덩어리로 찢거나 토막 내어 통째로 삼키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꼭꼭 씹어 넘기는 것과는 사뭇 다른 식사법이죠.
이런 식습관 덕분에 악어는 이빨 몇 개가 빠지거나 닳아 없어져도 사냥 능력에 큰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어차피 정교한 저작 활동이 필요 없고, 강력한 턱 힘으로 먹잇감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새 이빨이 그 자리를 채워주니, 굳이 치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죠. 마치 전투 중에 총알이 떨어지면 바로 새 탄창으로 교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3. 뼈까지 녹이는 강력한 소화력, 이빨은 거들 뿐!
악어가 치과 걱정 없이 사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들의 강력한 턱 힘과 놀라운 소화 능력에 있습니다. 악어의 턱 힘은 동물계에서도 최상위권으로 꼽힐 만큼 강력해서, 한번 물린 먹잇감은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이 강력한 턱은 먹이를 씹기보다는 제압하고 붙잡아 두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일단 먹이를 삼키고 나면, 그 다음은 악어의 ‘위’가 열일할 차례입니다. 악어의 위는 엄청나게 강력한 위산을 분비하는데, 이 위산은 질긴 가죽은 물론이고 단단한 뼈까지도 녹여버릴 정도로 강력합니다. 그래서 굳이 이빨로 음식을 잘게 부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죠.
흥미로운 점은, 새나 다른 파충류처럼 악어의 위 속에도 모래주머니(gizzard)와 유사한 기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악어는 종종 돌멩이를 삼키는데, 이 돌멩이(위석, gastrolith)들이 위 속에서 음식물을 더 잘게 부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력한 위산과 위석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통째로 삼킨 먹이도 문제없이 소화해내는 것입니다. 이러니 이빨의 역할은 먹이를 ‘잘 잡는 것’에 집중될 수밖에 없겠죠?
4. 평생 무한 리필, ‘다치상성(Polyphyodonty)’의 위엄
사람은 유치에서 영구치로 단 한 번 이빨갈이를 합니다. 이렇게 두 세트의 치아를 갖는 특징을 ‘이치상성(diphyodonty)’이라고 하죠. 하지만 악어는 평생 동안 여러 번, 그것도 아주 많이 이빨이 교체되는데, 이를 ‘다치상성(polyphyodonty)’이라고 부릅니다.
이 다치상성이라는 특징은 악어에게 있어 생존에 매우 유리한 조건입니다. 먹이를 사냥하고 뜯어내는 과정에서 이빨이 마모되거나 부러지는 일은 다반사일 텐데, 그때마다 새로운 이빨이 즉시 보충되니 사냥 효율이 떨어질 걱정이 없습니다. 만약 사람처럼 평생 한두 세트의 이빨만 사용해야 한다면, 악어는 아마 굶어 죽거나 사냥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이처럼 악어는 △끊임없이 새 이빨을 공급하는 ‘치아판’의 존재 △먹잇감을 붙잡는 데 특화된 원뿔형 이빨 구조 △강력한 턱 힘과 소화 능력 △그리고 평생 이빨이 교체되는 ‘다치상성’이라는 생물학적 특징들 덕분에 치과의사 없이도 완벽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며: 자연의 경이로움, 악어의 치아 시스템
오늘은 악어가 치과에 가지 않는 놀라운 이유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평생 3,000개에 달하는 이빨을 갈아치우며 살아가는 악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악어의 치아 시스템은 그들이 최고의 포식자 중 하나로 군림할 수 있게 만든 중요한 생존 전략임에 틀림없습니다.
혹시 다음에 악어를 보게 된다면, 그저 무섭고 날카로운 이빨만 보지 마시고, 그 속에 숨겨진 놀라운 생명력과 진화의 비밀을 한번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몸과는 너무나 다른, 그래서 더 신비롭고 흥미로운 동물들의 세계! 앞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