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앵무새는 성대 없이 어떻게 말을 할까?

여러분, 혹시 말하는 앵무새를 보신 적 있나요? “안녕하세요!”, “사랑해!” 심지어 노래까지 따라 부르는 앵무새를 보면 신기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 앵무새에게는 사람처럼 목소리를 내는 ‘성대’가 없다는 사실! 그렇다면 앵무새는 도대체 어떻게 그토록 다양하고 정교한 소리를 만들어내며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걸까요? 오늘, 수다쟁이 앵무새의 비밀스러운 발성 메커니즘과 그들이 말을 따라 하는 이유까지 속 시원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앵무새의 매력에 푹 빠질 준비되셨나요? 자,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1. 성대는 없다! 그럼 뭘로? 앵무새 발성의 핵심, ‘울대(Syrinx)’

사람은 후두에 있는 성대의 진동을 이용해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새들은 사람과 전혀 다른 발성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울대’ 또는 ‘명관(鳴管, Syrinx)’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기관입니다. 이 울대는 마치 악기처럼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소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위치부터가 독특합니다. 사람의 성대가 목 중간쯤에 있는 것과 달리, 새의 울대는 가슴 깊숙한 곳, 기관(숨관)이 두 개의 기관지로 갈라지는 지점, 즉 폐의 바로 위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앵무새는 이 울대에 있는 복잡한 근육들을 매우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근육들을 움직여 울대 내부의 막(membrane)을 진동시키고,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의 모양과 크기를 바꾸면서 다양한 높낮이와 음색의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마치 우리가 성대의 긴장도를 조절해 고음과 저음을 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많은 새의 울대가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 각각 독립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두 개의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것과 같아서, 매우 복잡하고 다채로운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줍니다. 앵무새가 때로는 단순한 단어뿐만 아니라 휘파람 소리, 다른 동물의 울음소리, 심지어 기계음까지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울대의 놀라운 능력 덕분입니다. “앵무새 말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가 바로 이 ‘울대’에 숨어있던 것이죠!

2. 맛만 보는 게 아니야! 자유자재 ‘혀’ 놀림, 정교한 발음의 비밀

울대에서 만들어진 소리가 전부가 아닙니다. 앵무새가 사람의 말소리를 그토록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는 두 번째 비밀 병기는 바로 두껍고 유연한 ‘혀’입니다. 사람도 혀의 위치와 모양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ㄱ’, ‘ㄴ’, ‘ㄷ’ 등 다양한 자음과 ‘ㅏ’, ‘ㅓ’, ‘ㅗ’ 등 여러 모음을 만들어내잖아요? 앵무새 역시 이와 비슷하게 혀를 아주 능숙하게 사용합니다.

앵무새의 혀는 다른 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두꺼우며, 근육이 잘 발달해 있어 매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울대를 통해 나온 기본적인 소리는 이 혀를 거치면서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집니다. 앵무새는 혀를 입안의 여러 부분에 접촉시키거나 모양을 바꾸면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사람이 내는 복잡한 발음과 억양까지도 상당히 유사하게 모방해내는 것입니다. 마치 숙련된 성악가가 입 모양과 혀의 위치를 조절하여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듯, 앵무새는 혀를 이용해 자신만의 ‘소리 예술’을 펼치는 셈이죠.

실제로 혀의 움직임이 제한된 앵무새는 말을 잘 따라 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앵무새의 말하는 능력에 있어 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음번에 앵무새가 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 작은 입안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혀의 놀라운 기술에 주목해보세요!

3. 뇌 속의 작은 거인, ‘노래 핵(Song Nuclei)’의 놀라운 암기력과 모방 능력

앵무새가 단순히 소리만 잘 내는 것이 아니라, 들었던 말을 기억했다가 상황에 맞게 (혹은 그렇게 보이도록)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신기합니다. 여기에는 앵무새 뇌의 특별한 구조가 큰 역할을 합니다. 앵무새의 뇌에는 ‘노래 핵(Song Nuclei)’ 또는 ‘음성 학습 중추(Vocal Learning Centers)’라고 불리는 영역이 매우 잘 발달해 있습니다.

이 ‘노래 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리를 학습하고 기억하며, 이를 다시 정확하게 발성 기관을 통해 재생산하는 능력을 담당합니다. 사람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배우고 기억하는 것처럼, 앵무새는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특히 주인이 자주 하는 말이나 특정 상황과 연관된 소리를 이 노래 핵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저장된 소리 정보를 바탕으로 울대와 혀를 움직여 모방하는 것이죠.

흥미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말을 잘하는 앵무새일수록 이 노래 핵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들이 더 활발하게 발현되거나 구조적으로 더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앵무새의 노래 핵은 다른 새들의 노래 핵보다 더 복잡한 연결망을 가지고 있어, 더욱 정교하고 다양한 소리를 학습하고 모방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앵무새가 다른 어떤 새들보다도 사람의 말을 잘 따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4. 앵무새는 정말 사람 말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인사에 답하고, “밥 줘!”라며 먹을 것을 요구하는 듯한 앵무새를 보면 ‘혹시 내 말을 다 알아듣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앵무새가 사람처럼 언어의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문법적인 구조를 파악하여 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앵무새의 지능은 사람 아이의 3세 전후 수준(IQ 약 30~40) 정도로 평가됩니다. 이 정도의 지능으로는 복잡한 추상적 개념이나 문장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앵무새의 말 따라 하기는 주로 주변에서 자주 듣는 소리나 특정 상황(예: 사람이 들어올 때 “안녕”이라고 하는 것)과 연관된 단어나 구절을 기억하고 모방하는 행동에 가깝습니다. 즉, 소리와 상황을 연결하여 학습하는 것이죠. “배고파”라는 말을 했을 때 먹을 것을 받은 경험이 반복되면, 배고플 때 “배고파”라는 소리를 내는 행동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앵무새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아프리카 회색앵무(African Grey Parrot)와 같은 일부 종은 매우 뛰어난 인지 능력과 학습 능력을 보여주어 많은 연구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알렉스(Alex)’라는 이름의 회색앵무가 있습니다. 알렉스는 약 100개 이상의 단어 의미를 이해하고, 색깔, 모양, 수량 등을 구분하며, 심지어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능력까지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알렉스의 사례는 앵무새의 잠재적인 지능과 언어 이해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모든 앵무새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5. 왜 앵무새는 사람 말을 따라 할까요? 그들의 속마음 엿보기

그렇다면 앵무새는 왜 그렇게 열심히 사람 말을 따라 하려고 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유가 있습니다.

  • 사회적 유대감 형성: 앵무새는 원래 무리 생활을 하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야생에서 앵무새는 소리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며, 위험을 알립니다. 사람과 함께 사는 앵무새는 주인을 자신의 무리의 일원, 즉 ‘가족’이나 ‘짝’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내는 소리(말)를 따라 함으로써 친밀감을 표현하고, 소통을 시도하며, 무리에 소속되려는 본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나도 너희랑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어! 우리는 친구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죠.
  • 관심 끌기와 상호작용: 앵무새는 지능이 높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말을 따라 했을 때 주인이 기뻐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하면, 그 행동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즉, 말을 따라 하는 것이 주인과의 즐거운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 놀이와 탐구: 때로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놀이의 일환으로 새로운 소리를 탐색하고 흉내 내기도 합니다. 다양한 소리를 내보고 그 반응을 살피는 것 자체가 앵무새에게는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 환경음 모방 본능: 앵무새는 주변 환경의 다양한 소리를 모방하는 타고난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의 말소리도 그들에게는 모방 대상이 되는 흥미로운 소리 중 하나일 뿐입니다.

앵무새의 놀라운 능력, 그 끝없는 매력!

결론적으로 앵무새는 성대 없이도 폐 근처에 위치한 울대(Syrinx)라는 특별한 기관을 이용해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두껍고 유연한 를 정교하게 사용하여 그 소리를 사람의 말과 유사하게 다듬으며, 뇌에 발달한 노래 핵을 통해 들은 소리를 기억하고 충실하게 모방합니다.

비록 앵무새가 사람처럼 언어의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뛰어난 소리 모방 능력과 사회적인 성향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까마귀나 구관조 등 다른 일부 조류도 사람의 말을 흉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앵무새만큼 다양하고 정교하게 소리를 모방하며 우리와 교감하는 동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늘 앵무새가 말을 하는 비밀을 알게 되셨으니, 앞으로 앵무새를 만나면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 소리 하나하나에 담긴 놀라운 능력과 매력을 더욱 깊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앵무새를 키우고 계신다면, 오늘 그들의 수다에 한 번 더 귀 기울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분명 더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