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우리가 흔히 ‘두더지’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죠? 바로 어두컴컴한 땅굴 속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부지런히 땅을 파는 작은 동물의 모습입니다. 평생 햇빛 볼 일 없이 지하 세계만을 누비는 은둔자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만약 이 두더지가 땅 파는 능력 외에, 능숙한 수영 실력까지 갖췄다면 어떨까요? “에이, 설마!”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오늘은 우리가 잘 몰랐던 두더지의 숨겨진 반전 매력, 바로 놀라운 수영 능력과 물속 생활에 대해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준비되셨나요? 자, 그럼 지금부터 두더지의 비밀스러운 수중 세계로 함께 떠나보시죠!
1. 일반 두더지의 반전 매력, 의외의 수영 실력!
사실 대부분의 두더지는 땅 파는 동물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져 있지만, 의외로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치 “나는 땅만 파는 줄 알았지?” 하며 우리에게 깜짝 선물을 안기는 것 같죠.
그렇다면 두더지는 왜 수영을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존입니다. 두더지가 주로 서식하는 땅속은 비가 많이 오면 침수되기 쉽습니다. 이때 물에 빠져 익사하지 않으려면 당연히 헤엄쳐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겠죠. 또한, 먹이를 찾아 이동하거나 새로운 서식지를 개척할 때 작은 물웅덩이나 개울을 건너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두더지의 앞발은 땅을 파는 데 최적화되어 크고 넓적하며 강력한 발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특화된 앞발이 물속에서는 마치 작은 노(oar)처럼 사용됩니다. 앞발을 번갈아 힘차게 저으며 물살을 가르고, 뒷발과 꼬리로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물론, 물속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수달이나 비버만큼 우아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수영법은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2. 물속 사냥의 달인, 별코두더지 (Star-nosed Mole)
일반 두더지의 수영이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이라면,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별코두더지(Condylura cristata)에게 수영은 ‘일상생활이자 사냥 기술’입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친구는 두더지계의 진정한 수중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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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 환경 및 생태:
별코두더지는 주로 캐나다 남동부와 미국 동부의 습지, 늪, 축축한 목초지 등 물기가 많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반수생 두더지입니다. 몸무게는 약 70g, 몸길이는 12~13cm 정도로 아담한 체구를 가졌죠. 이들은 얕은 땅속에 터널을 파고 사는데, 흥미롭게도 이 터널 중 일부는 물속으로 직접 연결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 속에서 터널을 파고, 얼음으로 뒤덮인 시냇물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도 관찰된답니다. -
별 모양 코의 비밀 – 아이머 기관 (Eimer’s organ):
별코두더지의 가장 큰 트레이드마크는 바로 코끝에 달린 22개의 분홍색 육질 촉수입니다. 이 촉수들이 마치 별처럼 방사형으로 배열되어 있어 ‘별코’라는 이름이 붙었죠. 각각의 촉수 표면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미세한 감각기관인 ‘아이머 기관(Eimer’s organ)’이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특별한 코는 물속이나 땅속에서 먹잇감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별코두더지는 이 촉수를 1초에 무려 13번이나 다른 지점에 가져다 댈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움직여 주변 환경을 스캔합니다. 먹잇감에 닿으면 뇌가 이를 분석하고 먹을지 말지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밀리초(0.008초)! 눈 깜짝할 사이에 먹이를 낚아채는, 동물계에서 가장 빠른 포식 행동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슈퍼 소닉’급 탐지 능력이죠. -
물속에서 냄새를 맡는다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별코두더지가 이 별 모양 코를 이용해 물속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포유류는 물속에서 코로 숨을 쉬거나 냄새를 맡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별코두더지는 코로 작은 공기 방울을 내뿜었다가 다시 들이마시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때 물속에 녹아있는 냄새 입자가 공기 방울에 포착되고, 이를 통해 냄새를 감지하는 것이죠. 마치 인간 잠수부가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듯,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수중 후각 능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
수중 먹이 사냥꾼:
이러한 뛰어난 감각 능력 덕분에 별코두더지는 시냇물이나 연못 바닥에서 작은 무척추동물, 날도래나 깔따구 같은 수생 곤충의 유충, 지렁이, 거머리, 연체동물은 물론이고 때로는 작은 물고기나 양서류까지 사냥하는 유능한 사냥꾼입니다.
3. 진정한 물의 지배자, 데스만 (Desman)
별코두더지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물속 생활에 특화된 두더지과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데스만(Desman)입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들은 수생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는 놀라운 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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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물두더지, 두 종류의 데스만:
데스만은 유럽 지역에만 분포하며, 크게 두 종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지의 강과 호수에 서식하는 러시아데스만(Desmana moschata)이고, 다른 하나는 이베리아 반도와 피레네 산맥의 맑은 강가에 사는 피레네데스만(Galemys pyrenaicus)입니다. -
물속 생활에 최적화된 신체 구조:
일반적인 두더지가 땅속 생활에 맞게 진화한 것처럼, 데스만은 수생 생활에 더욱 특화된 신체 구조를 자랑합니다.- 물갈퀴 달린 발: 땅 파는 데 주로 쓰이는 앞발은 일반 두더지보다 상대적으로 작지만,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잘 발달해 있어 물속에서 헤엄치기 좋습니다.
- 특별한 꼬리: 특히 러시아데스만의 경우, 꼬리가 비버처럼 좌우로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어 물속에서 방향을 잡고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 스노클 같은 코: 코는 길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끝부분은 넓적하고 콧구멍이 위쪽을 향해 뚫려 있습니다. 이는 물속에서 먹이를 찾을 때 코끝을 바닥에 대고 탐지하면서도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마치 스노클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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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의 놀라운 능력들:
데스만 역시 별코두더지처럼 물속에서 공기 방울을 이용해 냄새를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뛰어난 촉각과 함께 반향정위(echolocation) 능력, 즉 초음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음파로 주변 환경이나 먹잇감을 감지하는 능력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요 먹이는 고둥류(달팽이류)인데, 잘 발달한 앞니로 단단한 껍데기도 쉽게 깨부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수생 포유류가 몸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헤엄치는 반면, 데스만은 수달뒤쥐와 함께 몸을 좌우로 흔들며 헤엄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물고기의 유영 방식과 유사하여 물속 이동에 매우 효율적입니다.
결론: 땅 파는 두더지? 아니, 물속을 누비는 멀티플레이어!
지금까지 두더지의 숨겨진 수영 능력과 수중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단순히 땅만 파는 동물로 여겨졌던 두더지가 사실은 종에 따라 물속 환경에 놀랍도록 잘 적응하여 살아가는 다재다능한 생명체라는 사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특히 별코두더지의 특수한 코와 수중 후각 능력, 그리고 데스만의 수생 특화된 신체 구조와 독특한 수영 방식은 척박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명체의 경이로운 진화와 적응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제 길을 가다 두더지 굴을 보게 된다면, 그저 땅속만을 생각하는 대신, 어쩌면 저 너머 물속까지 터널이 이어져 헤엄치고 있을지도 모를 두더지의 또 다른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두더지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의 숨겨진 능력에 감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또 다른 동물의 반전 매력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